BLUES SUSPENCE
HAVE GOT ONLY FIFTY NINE SECONDS LEFT

PEN OF MISS KAKUTANI

신비로운 허름함


 
집 맞은 편의 허름한 삼 층 건물 옥상

우중충한 하늘과 허름한 건물. 화분. 사진은 크기만 줄이고 색 보정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일절 건들지 않았다. 잘 찍었든 못 찍었든 잘 나왔든 못 나왔든, 풍경을 건드는 짓은 어쩐지 죄스럽기 때문. 사실 풍경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삭막하긴 해도 말이다. 실제로 보면 좀 짠할 정도로 아름다운 꽃들인데도 사진에서는 그런 부분이 거의 보이지 않아 아쉬울 따름. 나만 좋은겨.. 하늘하늘한 쉬폰 천을 연상시키는 하늘과 허름한 건물 그리고 여름만 되면 만개하는 화분들. 세련되지도 못했고 더럽기까지 한 허름한 건물의 옥상이 이토록 신비로울 수 있나. 오며가며 지날 때마다 다짐한다.

"언젠가는 저 옥상 위에 올라가보겠어. 언젠가는."


옥상 바로 아래는 기원이다. 오묘한 간판을 달고 있는 곳으로 이른 시간부터 부지런하신 할아버님들의 사랑을 받는 듯 언제 보아도 창문이 열려 있다. 가끔 계단을 내려가다가 할아버지들이 몸을 푹 수그리고 바둑에 몰두하는 모습을 훔쳐보기도 하는데ㅡ 오랜 고목을 연상시킨다고 하면 무례하다 욕하시려나? 신비로운 옥상과 낙원기원과 국시집이 함께 있는 저 허름한 삼 층 건물이 좋다.
by mannoc | 2009/09/01 23:42 | 블루즈 서스펜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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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9/03 20:3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annoc at 2009/09/03 23:09
블로그 링크를 공개로 해두었으니 링크 추가하실 수 있을 거여요. 사실 공개로 바꾼 지 꽤 됀 것 같은데요, 에그 고런 방법으로는 찾으실 때마다 불편하셨겠습니다. 블로그 주소를 바꿀 일은 절대 없으니 그냥 즐겨찾기 추가하셔도 괜찮을 듯해요. 그나저나 이 스킨을 사용한 게 작년 가을 무렵이었던 것 같은데 우와! 그때부터 찾아주셨다니 쑥스러우면서도 기분 좋습니다. 제가 이런 원프레임식의 일기장 스킨을 많이 좋아해서 모양이나 색만 조금씩 바꿔가며 주욱 사용하고 있어요. 음. 님이 덧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그렇게 연락이 끊긴 분이 계세요. 작년에는 그나마 메일이라도 드문드문 주고받으며 서로 살고 있는 소식 살갑게 나누었는데 올해 초부터는 아예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그 분께서 사용하시던 메일 계정이 삭제되고 블로그도 사라졌어요. 제가 알고 있는 단편적인 정보로는 찾을 수도 없는 사람이라 정말 이대로 그냥 보내드려야 하나? 하는 생각에 새벽잠 설치며 운 적도 많았답니다. 꿈에도 나오고요. 유월이 되면 혹시나 나타나시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러하지 않으시고. 에휴 뭐 그런 게 마음쓰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한다고 뜻대로 되나요. 슬프죠. 사람이 사라져도 그 자리는 남으니까요.

낮은 건물이더라도 모든 옥상은 하늘과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중학생 때 항상 잠겨 있던 옥상에 방송부 촬영을 빌미로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창공이라는 게 무언지 절로 알겠더라고요. 거기서 뛰어내리면 꼭 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던(..) 하 정말 좋았던 시절.. 여튼 별똥별은 보셨는지요? 옥상과 라디오도 좋지만 저는 옥탑방에 살면서 장마철ㅡ 지붕 위를 바로 두드리는 빗소리를 듣는 게 로망이었답니다.
Commented at 2009/09/03 23: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annoc at 2009/09/15 22:22
제가 볼 땐 그렇게 정이 없는 분 같지는 않으신데 말입니다. 정이 없다기보다는 님께서 아직 그럴 만한 상대를 못 만나신 게 아닐런지요.. 그나저나 별 내용도 없는 답글 주제에 무척 늦었습니다. 그간 잘 지내셨어요?
Commented at 2009/09/15 22: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annoc at 2009/09/15 22:26
으하하. 동접이네요!
Commented by 윤우일 at 2009/09/15 22:28
으하! 전 늘 컴퓨터를 켜놓고 사는지라 네이트온만 열려있다면 블로그 업데이트 여부가 실시간으로 올라와요. 참 멋 없죠잉. -ㅛ-
Commented by mannoc at 2009/09/15 22:29
하핫 저도 지금 네이트온 연동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랜만인데 동접이라니 더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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