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S SUSPENCE
HAVE GOT ONLY FIFTY NINE SECONDS LEFT

PEN OF MISS KAKUTANI

8/30

엄마는 내가 비 오는 날 오후에 태어났기 때문에 비가 내리면 신나 돌아친다고 하신다. 오늘 아침 일어나서 창문을 열어보니 날이 흐리고 내리는지 마는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가랑비가 추적이고 있었다. 급하게 준비했더니 되려 시간이 남아 몇 분 일찍 집을 나섰다. 땅이 아주 조금씩 젖는 중이다. 이런 날에는 점심에 짬뽕을 먹고 저녁엔 뜨끈한 우동 국물을 안주로 정종을 먹어야 된다고. 일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풀어져서 출근하기가 싫었다. 비가 오는 날은 집에서 죈종일 놀고 싶어진다.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낙서를 한다든가 낮술을 마신다든가 하여튼간 놀아야 되는데 놀지 못하고 출근을 하고 있자니 조금 우울했다. 음악을 듣는데 깜박 잊고 엠피쓰리 충천을 해놓지 않아 겨우 한 곡 듣고 방전됐다. 이때 조금 더 우울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아침부터 퇴근할 때까지 일곱 번 정도 우울하고 여섯 번 정도 화가 났다. 납득할 수 없는 화가 지속되면 마음이 심히 우울해진다. 괜히 속 볶아봐야 좋을 일 없는 것들이니 잊어버리자 하고 다스리려 노력할수록 열불이 터진다. 사실 어제는 내가 입은 호피 원피스도 팔고 손님들한테 칭찬 비스무레한 것도 많이 받아 흡족했더랬는데… 지금은 요래 앉아 어제의 큰 기쁨보다 오늘의 보잘것없는 우울에 집중하고 있다. "꽃은 졌다가 피고, 피었다 또 진다. 비단옷을 입었다가도 다시 베옷으로 바꿔 입게 된다. 재산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반드시 부자는 아니며 가난한 집이라 해서 늘 적막하지만은 않다. 사람을 부추켜올린다 해도 푸른 하늘까지는 올릴 수 없고 사람을 밀어뜨린다 해도 깊은 구렁에까지 떨어뜨리지는 못한다." 명심보감 중 특히 이 구절은 나 같은 일희일비형 인간이 명심하고 살아야 할 잠언이리라.
by mannoc | 2009/08/31 00:44 | 블루즈 서스펜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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