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S SUSPENCE
HAVE GOT ONLY FIFTY NINE SECONDS LEFT

PEN OF MISS KAKUTANI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라
갈대밭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펴진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1998)



울지 마, 울지 마라 하는 말은 마음껏 울라는 소리인걸.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을 거라고 눈물을 삼킬수록 눈물은 나는 법이다. 옆에서 울지 말라고 위로받으면 더욱 울고 싶은 것처럼. 그 강백호도 위로 받으니 울고 싶다며 새카만 밤하늘을 보고 눈물을 찔끔 삼키지 않았나. 요즈음 들어 부쩍 외로워하는 엄마를 위해 포스트잍에 시를 옮겨적은 뒤 책에 끼워놓고 나왔다. 그 책을 봤는지 엄마에게 문자가 왔다. 이제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by mannoc | 2009/08/22 07:24 | 각탄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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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8/22 08: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annoc at 2009/08/24 21:58
엥 그러시구나. 저는 뭐 주변에 누가 있든 없든 슬퍼서 눈물이 나는 경우에는 내버려두는 편이에요. 사실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 앞에서 뜬금없이 울 일은 거의 없잖아요. 제가 슬플 때 같이 슬퍼해주고 달래주는 친구들의 도닥거림ㅡ 울지 마 울지 마 ㅡ을 저는 좋아한답니다. 어이구 써놓고 보니 그네들한테 참 민폐네요. 데헷!
Commented at 2009/08/24 00: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annoc at 2009/08/24 22:58
오랜만입니다. 너무 기쁘고 얼떨떨하면서 또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반갑다는 말로도 부족하네요. 잘 지내셨어요? 저는 정말 잘 지내고 있어요. 첫째 동생은 군대 가서 벌써 상병이고 그 찡찡이 막내는 키가 저보다 크답니다. 전교에서 같은 학년 중에 제일 크대요. 엄마랑은 이제 거의 안 싸우고 아버지랑은 화해했구요. 앗참 저는 프라하에서 반 년 못 채우고 다시 돌아왔어요. 그 땅이 제가 있을 땅이 아니더라고요. 으하하 저 정말 여전하죠? 지금 춘천이에요. 최근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서 몸이 좀 고단하지만 그래도 더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님이야말로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이제는 그 어떤 블로깅도 안 하세요?
해주신 말씀은 정말이지 너무 감사해서 몸둘 곳을 못 찾겠습니다. 예전부터 그랬는데 님이 해주시는 칭찬은 유독 더 날아갈듯 기쁘더라고요. 그런데 있잖아요.. 이건 다른 얘기지만 항상 기회가 된다면 드리고 싶었던 말이기도 한데요, 이제야 하네요. 제 스물둘에 님이 항상 계셔요. 그거 아시려나.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별 괴로운 일들이 많았어도 제가 겪은 스물둘만 하지는 않았거든요. 여지껏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만난 사람이 님이라서 그럴까요? 그때 제 얘기 들어주시고, 또 들려주신 이야기들 전부 고마웠어요. 그냥 고마운 거 말고 좀 눈물나게 고마운 거.
Commented by mannoc at 2009/08/24 23:51
이제사 보면 그때 저에게 가장 절실했던 게 저 두 가지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답글 쓰고 있는데 윈앰에서 다미안 라이스의 9 crimes 나옵니다. 주옥 같았던 초이스리스트들.. 그립네요. 음악에도 기억색이 있다면 이 노래는 님의 것일 테죠. 조금은 춥기까지 한 밤입니다.
Commented at 2009/08/26 02: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mannoc at 2009/08/27 21:56
두 해밖에 지나지 않았건만 까마득하네요. 저에게 스물둘은 당시 일어난 일련의 불행 때문에라도, 부러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는 오기 비슷한 것들로 가득한 때였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와서 찬찬히 살펴보니 오히려 속에서는 항상 어딘지 모르게 화가 난 상태로 절망하며 지냈던 것 같아요. 가족이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그 해체 원인은 모두 엄마에게 있는 것 같은데 그 엄마는 자신의 외로움 살피기에만 급급하고 내 상처는 아무도 몰라주는 듯하고. 님을 뵐 때마다 온통 저런 얘기들만 했었지요. 듣기에 곤혹스러울뿐더러 감동 및 재미도 없는 것을 저는 참 잘도 떠들어댔고, 님께선 진지하게 들어주셨어요. 하신 말씀대로 님께서는 님의 지나간 사랑 얘기라거나 상처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죠. 보편적이면서도 개인적인.. 고시원 어두운 거실에서 자판을 두드리며 대화를 나누던 그 기억이 여태 생생합니다. 제 지난했던 시간 속에 큰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는 분과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뻐요. 그런데 그때 우리 실제로 만났을 때ㅡ 말 놓으시라고 님께 제가 되게 많이 종용했나 봅니다!? 으하하 기억으로는 몇 번 안 그런 것 같은데 님이 그리 말씀하시니까 실은 제가 엄청 그랬나 봐요. 칫 사실 말 좀 놓으셔도 되구 제보기엔 다른 분들한테 말 쉽게 놓으시는 것 같은데 저한텐 꼭 존대하시니깐 부러운 마음에 그랬다구요. 이제야 말씀드리지마는 저도 그분들처럼 편하고 좋은 느낌으로 님을 '언니'라 불러보고 싶었답니다.
님의 인상에 대해서는 눈웃음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선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최근 스모키를 즐겨하신다니 무척 잘 어울리시겠는데요? 저도 스모키를 여전히 즐기지만 이제는 제법 스킬이 발전해서 예전과 같지 않다고 강력 주장하고 싶.. 아악 그때의 제 어설픈 화장 따위는 제발 잊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 진짜 읽고 나서 얼마나 웃었던지요. 더불어 제가 웃는 게 웃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도 첨부하고 싶어효 흑.

새로 단장하신다는 블로그와 님의 글들이 몹시도 기다려집니다. 글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제가 아는 한 님이 팬으로서 쓰신 마지막 작품의 한강씬과 6편 마지막 문단은 언제 보아도 가슴 시릴 정도로 낭만적이에요. 언제 한번 말했듯 마치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느낌에 가장 부합하는 사진은 유노가든의 것이었는데 거짓말처럼 푸른 정원은 이제 팬들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네요. 어휴 얘기가 샜습니다. 블로그는 때되면 꼭 가르쳐주시기에요!
저도 오후반 친구들이 매우 흥미롭더라고요. 최근 활동하는 모습은 자세히 보지 않아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떳그라면 저도 다 봤어요. 진짜 너무 웃겨서 보다가 토하는 줄; 머시마들이 하나같이 어쩜 그리 재밌답니까!! 닉쿤의 남성적인 모습이라거나 재범에 대해 하신 말씀도 모두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는 외적으로 찬성이한테 눈이 가더라고요. 호감가는 건 아닌데 찬성이 머리 길었을 때의 모습에서 장국영을 봐서요. 천치처럼 웃을 때 말고 정상적인 표정 짓고 있을 때 보면 눌린 안면윤곽이라거나 콧날, 살짝 풀린 눈 따위가 묘하게 장국영 닮은 것 같아 자세히 본 적이 있었습니다. 장국영 팬들한테 맞아죽을 소릴까요 흐흐. 지금은 또 그런 느낌 없던데 도대체 뭐였는지.. 여하간 블로그 주소 나중에라도 잊지 마시고 가르쳐주세요. 에또 시간 나실 때 들러 얘기 나눠주시고요! 이만 글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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